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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끝판왕' 수소차…일본에 추월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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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끝판왕' 수소차…일본에 추월 당했다
  • 유호성 기자
  • 승인 2017.11.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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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기술력 선점했지만 시장 안착 위한 정부 지원 미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4월 11일 '수소 전기차'를 2020년까지 4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 8월 말 기준 일본 전역에 있는 91개의 수소 충전소를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160개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충전소 설치 비용 50%, 충전소 운영 보조금 등을 지원하며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 12월 정부 합동으로 수소차 보급 로드맵이 마련됐다.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 자동차 업계는 미래 수소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했다. 2013년 이미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투싼 ix35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차 보급은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현재 국내에 돌아다니는 수소차는 정부 로드맵에 적혀 있는 500대의 26%인 132대(누적)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기업이 수소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 유럽에까지 수출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어 시장 주도권을 일본에 내주고 있다.

◇궁극의 친환경차, 수소차
수소 전기차는 일반 전기차와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 자동차다. 차량 내부 탱크 속 수소가 대기 중 산소와 결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모터를 돌려 추진력을 얻는다. 1회 충전 시 전기차보다 긴 5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고 배출되는 물질도 수증기뿐이다. 수소차는 필터를 통해 공기를 걸러 산소를 포집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초미세 먼지가 99.9% 이상 제거된다. 수소차가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리는 이유다.

수소차는 일반 기름을 넣는 것처럼 충전 시간이 3~5분으로 짧다. 화학 단지에서 부산물로 버려지는 수소(부생 수소)나 천연가스의 성질을 약간 바꾼 수소(개질 수소)를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경우 연료 공급 가격이 전기차 충전 비용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는 약 10만t으로 연간 40만~50만대의 수소차를 굴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는 현재는 전기차가 득세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소차가 대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차 값은 8500만원(현대차 투싼 ix35 수소차 기준, 보조금 받으면 5000만원대)이다. 기술 개발과 양산이 본격화되면 보조금을 포함, 3000만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 단 수소 충전소 1개소 구축 비용이 30억~40억원에 달하는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이 막대해 정부 지원 없이는 시장이 성장할 수 없다.

◇정부 지원 부족해 선점한 시장 내줘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올해 1만8000대 규모인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2022년 10만6000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006년부터 실증 사업을 벌여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이를 본 도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뒤늦게 수소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일본 도요타는 2014년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고 2015년부터는 글로벌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앞질렀다. 현대차 수소차인 투싼 ix35는 2013년 출시 이후 올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834대에 불과하지만 도요타의 미라이는 4268대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 지원 덕분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에 이어 매년 친환경차 보급 로드맵을 수정 발표하며 수소차 보급 계획을 세웠다.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를 국내에 보급하고, 수소 충전소를 310곳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추진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까지 24개소를 만들기로 했던 수소 충전소는 현재 12곳만 완공된 상태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없으면 우리 기업이 먼저 양산을 해놓고도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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