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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 나간 경찰, 강간치사 방치 결과 초래...은폐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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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 나간 경찰, 강간치사 방치 결과 초래...은폐 급급
  • 김진석 기자
  • 승인 2020.10.05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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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전남 여고생 성폭행 사망사건...김영배 국회의원 "감찰도 안해"
전남지방경찰청 전경. 인터넷홈페이지 갈무리.
전남지방경찰청 전경. 인터넷홈페이지 갈무리.

[뉴스S=김진석 기자] 1차 성폭행 사건 때 부실한 초동조치 의혹을 빚은 2018년 전남 영광 여고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감찰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관들은 피해자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현장에서 성폭행 사건임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 주취 신고로 처리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의혹을 샀다. 하지만 사건 발생 2년이 넘도록 경찰은 감찰도 진행하지 않는 등 제 식구 감싸기식 은폐 정황이 나타났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에 따르면 전남지방경찰청은 영광 여고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감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관련 기록을 요구했지만 "감찰 내역이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전남경찰청은 김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생활안전과에 확인한 결과 문제점이 없어 별도의 감찰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해당 사망사건은 2018년 9월 13일 여고생 A(16)양이 영광의 한 모텔에서 남자고등학생인 B(18)군과 C(18)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방치돼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조사 결과 A양의 사인은 급성알콜중독으로 B군과 C군이 1시간 30분 만에 소주 3병 가까이 마시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과정에서 A양은 사건 한 달 전에도 B군이 포함된 4명의 남학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8월 4일 남학생 4명이 영광 기독병원에서 술에 취한 A양을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발견되면서 사건이 뒤늦게 확인됐다. 결국 B군 등은 이 영상을 이용해 A양을 협박해 불러낸 뒤 또다시 강간 후 방치해 사망케 했다.

그러나 1차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이를 단순 주취 사건으로 종결 처리했다. 응급실 여자 간호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현장에 있었던 남자 간호사로부터 '피해자는 옷이 벗겨져 있었고 여경이 분홍색 속옷과 겉옷을 입혀줬다'고 들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A양이 옷을 모두 입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전남청은 답변서에서 당시 출동경찰관 3명(경위 1명·순경 2명)이 이같은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가 여름이라 짧은 옷을 입고 있었고 옷매무새는 술에 취한 사람 정도의 흐트러짐으로 성폭행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경찰은 A양이 만취 상태임에도 술을 판매한 업소에 대한 청소년보호법 위반에 대한 조치도 없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당일 오후 7시 19분 신고 접수 후 오후 7시 22분 현장에 도착했고 업무 인계 후 곧바로 밤 9시에 퇴근했다. 신고자는 가해 남학생 중 1명이었다. 이 또한 2차 강간 사건 때 확인됐다. 경찰관들은 자신들의 퇴근에만 집착해 시민의 목숨을 팽개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B군은 재판에서 1차 강간과 2차 강간치사 혐의가 모두 인정돼 지난해 10월 2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 받았다. 공범 B군도 단기 6년~장기 8년을 선고 받았다. 이처럼 1·2차 강간에 대해 모두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그렇지만 초동 조치를 부실하게 처리한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감찰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김영배 의원은 "경찰이 초동조치부터 ABC를 지키지 않은 결과 피해 여고생은 가해자들의 잔악무도한 범죄에 노출돼 목숨을 잃었다"며 개탄했다. 이어 "그럼에도 경찰은 잘못된 점을 숨기기에 급급하다"면서 "경찰청장은 고인과 피해 유가족에 사과하고 사건 대응과정의 문제점을 밝혀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시건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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